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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일지/기타

당신의 질문에는 답변이 달리지 않습니다.


"왜 내가 하는 질문에는 답변이 달리지 않는 걸까?"
"질문게시판에 위아래 글은 모두 답변이 달리는데 유독 내가 질문한 것에는 아무도 답변을 안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도 질문을 좀 많이 받는 편입니다. 블로그에 댓글로 남기시거나, 방명록에, 혹은 네이버 쪽지나 메일 등으로도 질문이 옵니다. 하지만 모든 질문에 답변하지는 않습니다. 답변하지 않는 이유는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란 무엇인가?

포털사이트나 카페등에 빈번히 올라오지만 절대 답변이 달리지 않는 질문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목 : 급해요 도와주세요
급하게 컴퓨터를 써야하는데 안돼요. 인터넷에서 시키는대로 했는데도 마찬가지구요. 어떻하죠?


여러분이 이런 질문을 받으시면 어떤 답변을 하시겠습니까?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이런 질문은 실제로 비일비재 합니다. 이 블로그에 달린 댓글을 읽어보시더라도 몇개는 수월하게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들은 이 질문의 문제점을 모르시고 하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글은 "질문이라고 이름만 붙여졌지 껍데기뿐인 글"입니다. 이 글에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1. 의미없는 제목
"급해요", "긴급" 등등 이런 제목을 가진 질문글을 읽어봤을 때 경험적으로 95%이상이 전혀 급하지 않은 글이었습니다. 이 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아무리 "급하다"고 제목에 써놔봐야 읽는 사람은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질문자가 급하니 내가 빨리 해결해 줘야겠어"라고 생각하는 답변자는 없습니다. 오히려 "클릭해봐야 또 껍데기 뿐인 질문글"이라고 생각해 클릭조차 하지 않습니다.

2. 사용환경의 부재
만약 인터넷이 안된다는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의 원인은 수십가지가 될 겁니다. LAN 자체의 이상이 있을 수도 있고, 케이블의 문제이거나, 서비스공급자, 공유기 등의 하드웨어적인 문제일 수 도 있고,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사용환경을 설명해야 추측이라도 가능하지, 무작정 안된다고 하시면 아무도 답변하지 않습니다. 혹시 답변을 받게 되더라도 원하는 답변과는 동떨어진 대답을 들으실지도 모릅니다.

3. 증상의 부재
위 질문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안돼요"
증상을 말씀하셔야 답변을 하지, 무작정 안된다고 질문하는 것은 독심술을 사용해 보란 것인가요? 아니면 증상도 알아맞춰보라는 건가요?

4. 요건의 부재
어떤 종류의 질문에는 특정한 상황에 발생하는 오류나 문제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하실 때에는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조건과 상황을 뺀채 질문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답변자는 그런 경우 동일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수많은 조건을 실험해 보지 않습니다. 그저 "뒤로가기"를 누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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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다른게 아닙니다. 초등학교 국어시간에도 배우듯 질문을 하실때는 최대한 육하원칙에 입각해 상세히 설명을 했을 때만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답변자가 초능력자도 아니고, 여러분의 상황을 알아맞추고 해결까지 해주는 능력은 없습니다.


질문의 요령

질문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명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전달하지 못하면, 질문과 동떨어진 답변을 받거나 아무도 답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 사용법을 숙지하자
질문자체를 하는 요령도 중요하지만 질문의 내용도 중요합니다. 의외로 사용설명서조차 읽지 않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블로그의 S9을 예로 들어보면, 저는 UCI 제작자이지 코원직원이 아닙니다. 사용설명서에 나오는 기초적인 사용법은 숙지를 하시고 질문을 하세요. 일일이 음악 넣는법, 왜 UCI 파일명이 "mainmenu.swf"인가에 대해 설명할 순 없습니다.
사용설명서를 안 읽고도 단하나의 문제점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 않으신다면, 먼저 사용설명서를 읽어보세요. 단순히 귀찮아서 읽지 않은 사용설명서의 내용을 질문하시면, 답변자도 그런것에 대해 답변하기 귀찮아 한다는 걸 알아두세요.

2. QnA를 살피자
질문이 많이 오고가는 곳에는 대개 QnA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쓸데없이 글수 하나 늘리려고 QnA를 작성해 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질문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이미 수차례 질문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 존재했던 질문에는 일일이 답변을 달기도 힘듭니다. 질문하시는 본인은 한분이지만, 질문을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여러명이니까요.

3. 관련있는 곳에 질문하자.
네이버 지식인에 질문을 한다고 해도, 카테고리를 선택합니다. 그래야 그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들어와 답변을 달아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개인 블로그나 카페라고 다를까요? 포토샵에 대한 질문을 S9 카페에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S9에 대한 질문을 스쿠터 동호회에 한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개인블로그도 마찬가지 입니다. 쓸곳이 마땅치 않으면 방명록에 질문하세요. 게임 리뷰에 S9 관련문의를 하면 답변받기 어렵습니다.

4. 제목은 내용을 요약해서 작성하자
카페나 지식인등에 질문을 할 경우 제목은 되도록 질문의 내용을 함축한 것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아무리 혼자 급하다고 해봐야 남들입장에서는 전혀 급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내용을 적어놓기라도 하면 제목만 보고 관심있는 사람이 글을 클릭해 볼 수 있습니다.

5. 예의를 갖추자
답변자가 꼭 대답을 달아줘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어느 기업의 고객센터라면 모르되, 답변을 다는 사람도 여러분과 동일한 일반 사용자임을 생각하면 의무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 읽고 기분 좋은 글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기분 나쁠 어조는 피하시기 바랍니다. 예의를 갖추지 못한 질문에 돌아올 대답은 마찬가지로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대답이나 무응답뿐,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받을 수 없습니다.
감사와 겸양을 구구절절이 늘어놓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다짜고짜 "님이 만든거 썼더니 안돼요. 왜 이래요?"하는 것보다 "안녕하세요, ***님이 만드신 UCI를 사용하는데 문제점이 있어 질문드리려고 합니다."로 시작하는 것이 대답할 의욕을 부추깁니다.

6. 증상을 명확히 설명하자
그냥 "안된다"가 아니라 "무엇이 어떻게 안되는 지"를 말씀하셔야 합니다.
"UCI를 적용했는데 안돼요" 가 아니라 "UCI를 적용했는데도 기본메뉴만 나와요"라던지 "UCI를 적용했더니 검은 화면만 나와요"가 돼야지 "그냥 안된다"는 말에는 답변할 수 없습니다.

7. 특정조건에 발생하는 문제라면 조건도 함께 쓰자
"S9의 시계 글자가 반쯤 잘려요"라고 질문하시면 "제건 괜찮은데요"라고 답변이 달릴겁니다. "S9에서 기본폰트는 괜찮은데, 사용자 폰트를 사용했더니 시계글자가 반쯤 잘려요"라고 질문하셔야 답변이 가능하겠죠.

8. 사용환경을 함께 말하자
컴퓨터 일반에 관한 질문의 경우 기껏 해결법을 제시했더니 되돌아오는 대답이라곤 "그런거 없는데요"밖에 없다면 대답할 의욕이 생기지 않을 겁니다. 자신의 사용환경이 Windows xp인지 비스타인지 7인지 밝혀야 제대로된 설명을 할 수 있겠죠...
관계있을 것 같다는 것은 모두 적는 게 좋습니다. 관계없는 사실까지 적었다고, 욕할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사항을 빠트리고 질문한다고 말할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요.


결론

블로그나 쪽지로 질문을 하시는 분들 중에 30%는 답변을 할 수 없는 질문들이 옵니다. 그 비율은 블로그 댓글보다는 쪽지가 더 높지요. 블로그에 질문을 할 때에도 위와 같은 불명확한 질문은 대개 "비밀댓글"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질문하는 본인도 이 질문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려고 하나, 제가 쪽지나 메일을 포함해 하루에 받는 질문의 숫자는 십수개~ 수십개에 이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일이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미리 질문에 대한 해결법을 글로 작성해 놓은 적이 있다면 주소를 링크시키지만, 이런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짜고짜 "뭔가 잘못됐으니 고쳐놔라"라는 식의 고압적인 질문에는 답변할 생각도, 아량도 제게는 없습니다.

위의 질문하는 요령만 제대로 지켜 질문하신다면, 제 블로그에 질문하시는 경우 뿐만아니라 '포털'이나 '정보 목적의 카페'에서도 답변을 구하시기가 쉬워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