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종합편
2005년 발매된 페르시아 왕자 시리즈의 그 두 번째 이야기 전사의 길은 첫 번째 이야기 시간의 모래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일단 상당히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1편에서 시간의 모래를 이용해 모든 것을 되돌렸던 왕자는 시간의 흐름을 역행했다는 이유로 시간의 모래를 수호하는 괴물 다하카에게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왕자는 현자에게 시간의 모래가 만들어지는 섬에 대해 듣고 시간의 모래에 얽매인 자신의 운명을 끊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시간의 섬에서 여제 칼리나를 만나 시간의 모래를 없애려 결국 그녀를 죽이지만 칼리나를 죽임으로써 또 다시 모래가 생성되어 왕자는 스스로의 파괴자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왕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생령의 가면을 이용해 운명을 바꾸어 다하카를 없애 칼리나와 자신을 모두 살리고 바빌론으로 돌아옵니다.
간단히 말했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온갖 역경과 포탈이라는 변칙적 시간개념, 그리고 시간의 중첩까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없겠단 생각이 드네요
시간의 섬은 이야기의 장소입니다. 이 섬에는 "전사의 길"만의 독특함을 드러내는 장치들이 가득한데요
포탈
현재 시간의 섬은 시간의 여제가 오래전 죽었고 마하라자가 시간의 모래를 훔쳐 나온 곳입니다. 이미 성은 여기저기 무너지고 낡아 폐허로 변해있지요. 그러한 성의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적 장치인 포탈은 같은 길을 두 번 진행하더라도 시간적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른 맵을 진행하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아니, 오히려 분명히 본듯한 길인데 진행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진행됩니다.
칼리나
시간의 여제로써 매혹적인 여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운명은 포탈을 통해 과거로 여행온 왕자의 손에 죽는 것입니다. 그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자와 대립하지요.
그녀의 캐릭터는 평면적이라기보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복합적입니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싶지만 두려워하며, 왕자를 증오하지만 사랑합니다. 이러한 캐릭터는 스토리의 몰입을 더해주고 사실성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샌드레이쓰
생령의 가면은 이미 한번 실패한 왕자를 동시간대에 2명 존재하게 함으로써 실패로 치닫는 왕자를 막고 새로운 성공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말 그대로 두 번째 기회입니다.
생령의 가면 덕에 스토리는 더욱 풍부해지고 가면을 쓰로 왕자가 아닌 샌드레이쓰로 변한 왕자는 기존의 컨트롤 대신 샌드레이쓰만의 독특한 컨트롤이 약간 필요하다는데 더 재미있는데요. 모래를 무한정으로 쓰는 대신 체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캐릭터이므로 트랩들은 모래를 사용하는 트랩들도 많고, 잠시 멈춰 곰곰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도 않습니다.
전투
1편에서는 공격 기술이 3가지 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전사의길(이하 WW)에서는 수십가지 기술이 존재하며 시간의 단도가 위치하던 왼손에 2차 무기를 위치시킴으로써 더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기 던지기도 가능해 졌으며, 아크로바틱 기술, 양손기술, 한손기술, 지형지물이용기술 등 너무 많아 다 사용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로 인해 인물들의 움직임은 충분히 유려해졌고 모션은 섬세해졌습니다. 어색함이 거의 없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워요.
게다가 그 기술들의 화려함이란... 정말 기술을 쓰고 뿌듯한 기분을 느끼는 정도?? ㅋ
뿐만아니라 몬스터의 종류도 수십가지에 달합니다. 그에 따른 공격방법도 상당히 다른데요. 골렘의 경우 약점을 찾아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길찾기
발전이라 표현할 수 없겠군요. 새로 만들어낸 듯합니다. 앞서 말한 포탈의 도움을 받아 같은 장소라도 시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지나가야 하는 것은 획기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퍼즐
퍼즐의 수는 상당히 줄었다고 보여집니다. 퍼즐 비슷한 것만 따져도 그 숫자는 훨씬 줄었네요
다만 퍼즐 대신 체력 업그레이드 장소를 찾는 것이 1편과는 달리 굉장히 복잡해졌고 9군데를 모두 찾지 않으면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엔딩 시스템은 퍼즐의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숨겨진 2차무기의 발견은 굉장한 난이도로 상당한 재미를 선사하구요
다하카
단연 백미입니다. 다하카는 Time Limit 시스템이랄까요? 쫓아오는 다하카를 피해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도망치는 스릴은 해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군요.
Extra Feature
Extra Feature 시스템은 게임중 숨겨진 Artwork를 개봉하고 메인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캐릭터나, 환경, 일러스트 뿐만아니라, 동영상, 지금껏 왕자가 2차무기로 사용했던 무기들의 열람 등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군요
또 일러스트 등의 수준도 높아 눈도 즐겁기도 하네요...
그래픽
또한 섬세하게 그려진 게임의 그래픽은 2005년 작품치고는 상당히 보기 좋습니다. 건물의 구조나 시간에 따른 길의 변화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음악
또 한가지. 게임하는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 음악! 너무 좋아 뭐라 말할 수도 없군요... 솔직히 1편의 음악은 귀를 막고 싶습니다만. WW에서는 귀도 즐겁고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음악이 배치되어 있기도 해서 게임의 극적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보이는 게임입니다.